부조(Vougeot)라는 이름을 들으면 대부분 그랑 크뤼 끌로 드 부조를 떠올립니다. 그런데 이 마을에서 그랑 크뤼가 차지하는 면적이 워낙 압도적이라, 정작 「부조」라는 마을 이름을 달고 나오는 와인은 놀랄 만큼 적습니다. 화이트는 더 드뭅니다. 꼬뜨 드 뉘 자체가 피노 누아의 땅이라 샤르도네를 심은 밭이 손에 꼽히기 때문입니다.
끌로 뒤 프리외르는 그 몇 안 되는 밭 중 하나이며, 도멘 드 라 부즈레가 단독으로 소유한 모노폴입니다. 이름이 말해 주듯 옛 수도원(prieuré)에 딸려 있던 담장 두른 구획으로, 지금은 이 집만 이 와인을 만듭니다. 시장에 나오는 물량이 구조적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도멘 드 라 부즈레는 1999년 부아세(Boisset) 가문이 흩어져 있던 소유 밭들을 하나의 도멘으로 묶으면서 출발했습니다. 역사는 짧지만 밭은 오래된 것들입니다. 설립 직후부터 유기농·비오디나미로 전환했고, 지금은 데메테르(Demeter) 인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2017년 피에르 뱅상(Pierre Vincent)이 양조 책임자로 합류하면서 화이트의 결이 한 번 더 바뀌었습니다. 그는 도멘 르플레브에서 기술 디렉터를 맡았던 사람이고, 옮겨온 뒤 새 오크 비율을 낮추고 바토나주를 줄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살이 붙은 부르고뉴 화이트보다, 산과 미네랄이 앞에 서는 스타일입니다.
2023년은 부르고뉴가 오랜만에 넉넉한 수확량을 거둔 해입니다. 다만 화이트에서는 그 풍요가 곧바로 품질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늦게 딴 곳은 산이 빠졌고, 수확 시기를 정확히 잡은 집만 신선도를 지켰습니다. 부즈레의 2023 화이트가 잘 나왔다는 평이 나오는 것은 그 판단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입니다.
꼬뜨 드 뉘에서 화이트 자체가 희귀한데, 그중에서도 단독 소유 모노폴입니다. 다른 생산자가 만들 수 없는 와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