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벨타운은 한때 30곳이 넘는 증류소가 몰려 "위스키의 수도"로 불리던 항구 도시였습니다. 지금 그 이름을 지키는 곳은 셋뿐이고, 그 중심에 1828년 창업해 다섯 세대째 미첼 가문이 운영하는 스프링뱅크가 있습니다.
스프링뱅크가 특별한 이유는 고집스러운 생산 방식에 있습니다. 보리의 맥아 제조부터 증류, 숙성, 병입까지 전 공정을 증류소 부지 안에서 직접 처리하는 스코틀랜드 유일의 증류소입니다. 플로어 몰팅을 지금도 손으로 하고, 2.5회라는 독특한 증류 횟수를 지키며, 냉각 여과도 색소 첨가도 하지 않습니다.
12년 캐스크 스트랭스는 그 철학이 가장 날것으로 드러나는 라인입니다. 물을 타지 않은 캐스크 그대로의 도수로 병입되어, 증류소 특유의 기름진 질감과 바다 내음, 은은한 피트가 희석 없이 전달됩니다. 매 배치마다 캐스크 구성이 달라 같은 이름이라도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줍니다.
이번 배치 29는 100% 엑스버번 캐스크만으로 숙성했습니다. 셰리의 단맛이 끼어들지 않아 몰트 본연의 곡물감과 시트러스, 그리고 캠벨타운 특유의 짭조름한 미네랄리티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셰리 비중이 높았던 직전 배치들과는 결이 분명히 다른, 클래식한 스프링뱅크를 찾던 분께 권합니다.
배치 29 · 56.6% · 100% 엑스버번 숙성 — 냉각 여과와 색소 첨가 없이 캐스크 그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