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6년, 러시아 황제 알렉산드르 2세는 루이 로드레에게 오직 자신만을 위한 샴페인을 주문했습니다. 암살을 두려워한 황제는 병 속에 무엇이 들었는지 한눈에 보이도록 투명한 크리스탈 유리를, 폭탄을 숨길 수 없도록 바닥이 평평한 형태를 요구했습니다. 그렇게 태어난 술이 크리스탈입니다. 15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이 병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 샴페인 역사상 최초의 프레스티지 퀴베가 남긴 원형 그대로입니다.
로드레는 샹파뉴에서 드문 집안입니다. 대부분의 그랑 메종이 포도를 사들여 샴페인을 만드는 반면, 로드레는 크리스탈에 들어가는 포도를 전량 자사 소유 밭에서 수확합니다. 아이(Aÿ), 부지(Bouzy), 베르즈네(Verzenay), 메닐 쉬르 오제(Le Mesnil-sur-Oger) 등 그랑 크뤼 45개 구획에서만 나오며, 셰프 드 카브 장 바티스트 레카이용(Jean-Baptiste Lécaillon)의 지휘 아래 상당 면적이 비오디나미로 재배됩니다. 밭을 소유한다는 것은 수확 시점을 스스로 정할 수 있다는 뜻이고, 크리스탈의 정교한 산미는 바로 그 권한에서 나옵니다.
2008년은 샹파뉴가 한 세대에 한 번 만나는 해였습니다. 서늘하고 늦게까지 이어진 생장기가 포도의 산을 지켜냈고, 9월의 북풍이 껍질을 말끔하게 건조시켰습니다. 그 결과 당도와 산도가 동시에 높은, 모순처럼 보이는 포도가 열렸습니다. 로드레는 이 해의 크리스탈을 2009년보다 먼저 만들었으면서도 시장에는 나중에 내놓았습니다 — 서두를 이유가 없는 와인이라는 판단이었습니다.
피노 누아 약 60%에 샤르도네 약 40%. 발효분의 일부는 오크 푸드르에서 이루어지고 말로락틱 발효는 대부분 차단해 산의 골격을 그대로 남깁니다. 병입 후 여섯 해 이상을 리(lees) 위에서 보낸 뒤, 데고르주망을 마치고도 여덟 달을 더 쉬게 합니다. 2008년의 크리스탈이 지금에야 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그래서입니다.
제임스 서클링 100점 · 와인 스펙테이터 97점 · 로버트 파커 95점 — 2008 크리스탈은 여러 평론에서 이 와인의 현대사를 대표하는 빈티지로 꼽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