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르 지라르댕은 2016년, 스물세 살에 자기 이름으로 첫 와인을 병입했습니다. 아버지 뱅상 지라르댕이 쌓아 둔 이름 위에 얹혀 갈 수도 있었지만, 그는 도멘을 물려받는 대신 소량의 포도를 사들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쪽을 택했습니다. 10년이 채 지나지 않아 그의 병은 부르고뉴에서 가장 빠르게 값이 오른 이름 중 하나가 됐습니다.
스타일의 핵심은 절제입니다. 새 오크를 거의 쓰지 않고, 큰 통(228L보다 큰 푸드르와 드미뮈이)을 섞어 나무 향이 과실을 덮지 않게 합니다. 화이트에서 먼저 유명해졌지만, 레드에서도 같은 원칙이 적용됩니다 — 추출을 밀어붙이지 않고, 밭의 성격이 그대로 나오게 둡니다.
레 그랑 제프노(Les Grands Épenots)는 뽀마르 북쪽, 본(Beaune)과 맞닿은 쪽에 있는 프리미에 크뤼입니다. 뽀마르 하면 떠오르는 육중하고 흙내 나는 스타일은 주로 남쪽 뤼지앙 쪽이고, 제프노는 그보다 곱고 향이 열려 있습니다. "뽀마르인데 샹볼 같다"는 말이 나오는 밭입니다. 오랫동안 뽀마르 최고의 두 밭 중 하나로 꼽혀 왔습니다.
2020년은 부르고뉴가 더위와 가뭄을 함께 겪은 해입니다. 8월 중순부터 수확이 시작될 만큼 일렀고, 알이 작아 껍질 비율이 높았습니다. 보통 이런 해의 레드는 무거워지기 쉬운데 2020년은 뜻밖에 산이 살아 있습니다. 농축과 긴장이 같이 잡힌, 드문 조합입니다.
뽀마르 최고 밭 중 하나인 레 그랑 제프노를, 새 오크를 절제하는 지라르댕의 손으로. 2020년의 농축과 산이 같이 들어간 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