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인굿 프리드리히 베커(Weingut Friedrich Becker)는 독일 팔츠의 최남단, 프랑스 국경에 맞닿은 마을 슈바이겐(Schweigen)에 있습니다. 국경이 지도 위의 선일 뿐이라는 걸 가장 잘 보여주는 도멘으로, 이 집의 가장 좋은 밭들은 실제로는 국경 너머 알자스 쪽에 있습니다. 포도는 프랑스 땅에서 자라지만 와인은 독일 와인으로 병입됩니다. 라벨의 여우 그림은 그 사정을 그대로 담은 것입니다.
베커는 독일 피노 누아(슈페트부르군더)의 정점으로 꼽히는 생산자입니다. 고 밀리오(Gault Millau)는 여러 해 연속으로 베커의 피노 누아를 독일 최고의 슈페트부르군더로 선정했고, 프리드리히 베커 본인은 도멘 드 라 로마네 콩티를 목표로 삼는다고 공공연히 말해 왔습니다.
토양은 알자스 북부와 이어지는 석회암과 이회토 계열로, 독일 대부분의 산지와 달리 부르고뉴에 가까운 조건입니다. 양조는 프랑스산과 팔츠산 최상급 오크통에서 이루어지고, 여과 없이(ohne Filtration) 병입합니다. VDP 회원이며 현재는 아들 프리드리히 베커 주니어가 양조를 맡고 있습니다.
"소출이 극단적으로 적었던 2010, 캄머베르크의 석회가 산도로 드러나는 해."
캄머베르크(Kammerberg)는 베커의 피노 누아 삼대 밭 중 하나입니다. 이 밭은 국경 너머 프랑스 쪽에 있습니다 — 행정구역상 프랑스 땅에서 자란 포도로 만든 독일 와인이라는 뜻입니다.
토양은 순수한 석회암(Muschelkalk)입니다. 부르고뉴 꼬뜨 도르의 조건과 지질학적으로 이어지는 구조로, 이 밭의 피노 누아가 독일 것답지 않게 골격이 곧고 미네랄이 앞서는 이유입니다.
VDP.그로세 라게(Grosse Lage), 즉 독일의 그랑 크뤼 등급입니다. 여기서 나온 와인은 GG(Grosses Gewächs)로 병입되며, 베커에서도 생산량이 가장 적은 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