슐로스 요하니스베르크(Schloss Johannisberg)는 라인 강을 굽어보는 언덕 위, 1,2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독일 리슬링의 원점입니다. 8세기 베네딕도회 수도원에서 시작해 대주교의 영지를 거쳐 오늘에 이르렀고, 1720년 세계 최초로 리슬링만 심은 포도밭이 바로 이곳입니다.
1775년, 수확 허가를 전하러 간 전령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포도가 귀부에 걸린 채 수확됐습니다. 버릴 셈이었던 그 포도로 만든 와인이 뜻밖의 걸작이 되었고, 그렇게 슈페트레제(Spätlese, 늦수확)가 세상에 나왔습니다. 독일 와인 등급 체계의 뿌리가 이 언덕에서 시작된 셈입니다.
슐로스 요하니스베르크는 등급을 캡슐 색으로 구분합니다. 겔블락(노랑)은 기본 트로켄, 브론즈락(청동)은 한 단계 위의 드라이, 로트락(빨강)은 카비네트, 그륀락(초록)은 슈페트레제, 그리고 실버락(은색)은 최상위 그로세스 게벡스(GG)입니다. 병목의 색만 보면 그 와인의 자리가 바로 읽힙니다.
로트락(Rotlack)은 이 집의 카비네트(Kabinett) 프레디카츠바인입니다. 독일 등급 체계에서 카비네트는 가장 가볍고 섬세한 자리이고, 그만큼 포도의 상태와 양조의 정직함이 그대로 드러나는 등급이기도 합니다.
스테인리스 탱크에서 발효해 향의 선명함을 살렸습니다. 알코올은 10도에 불과하지만 과일의 단맛(fruchtsüß)이 남아 무게를 채우고, 라인가우의 산미가 그 단맛을 팽팽하게 당깁니다. 매콤한 아시아 요리나 향신료가 들어간 음식과 특히 잘 맞습니다.
"알코올 10도. 과일의 단맛이 남아 있지만 끝내 균형을 잃지 않는 리슬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