슐로스 요하니스베르크(Schloss Johannisberg)는 라인 강을 굽어보는 언덕 위, 1,2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독일 리슬링의 원점입니다. 8세기 베네딕도회 수도원에서 시작해 대주교의 영지를 거쳐 오늘에 이르렀고, 1720년 세계 최초로 리슬링만 심은 포도밭이 바로 이곳입니다.
1775년, 수확 허가를 전하러 간 전령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포도가 귀부에 걸린 채 수확됐습니다. 버릴 셈이었던 그 포도로 만든 와인이 뜻밖의 걸작이 되었고, 그렇게 슈페트레제(Spätlese, 늦수확)가 세상에 나왔습니다. 독일 와인 등급 체계의 뿌리가 이 언덕에서 시작된 셈입니다.
슐로스 요하니스베르크는 등급을 캡슐 색으로 구분합니다. 겔블락(노랑)은 기본 트로켄, 브론즈락(청동)은 한 단계 위의 드라이, 로트락(빨강)은 카비네트, 그륀락(초록)은 슈페트레제, 그리고 실버락(은색)은 최상위 그로세스 게벡스(GG)입니다. 병목의 색만 보면 그 와인의 자리가 바로 읽힙니다.
실버락(Silberlack)은 이 집의 그로세스 게벡스(GG), 즉 독일 최고 등급의 드라이 리슬링입니다. 성 주변 최상단 구획에서 손으로 수확한 포도만 쓰고, 대형 목재통(Holzfass)에서 발효·숙성해 리슬링의 윤곽을 깎지 않으면서 질감을 채웁니다.
2022년은 덥고 건조했던 해입니다. 수확량은 줄었지만 응축도가 높았고, 라인가우 특유의 석영이 섞인 점판암이 그 농축을 산미와 미네랄로 붙잡았습니다. 제임스 서클링 98점.
"은색 캡슐. 슐로스 요하니스베르크가 한 해에 내놓는 가장 높은 자리의 리슬링."